LIFE/ESSAY

아파트의 명예 > 사람의 명예 [사람이 먼저다]

Intoxicated BK 2014. 11. 26. 10:21

 

 

 

이런 생각....잡 생각...오랜만에 진지빨고 궁서체 작성

 

대학교 4학년 전공도 다 이수했고, 듣고 싶은 과목도 없고, 우연히 듣게 된 생활과학대의 과목하나.... [부부교육]

생활과학대수업이라 교수님들이 남자들에게 비교적 후한 점수를 주시던 [부부교육] 이란 과목을 수강하게 되었다.

수강과목명과 동일하게 부부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남학생과 여학생이 한 학기동안 가상의 부부가 되어 TV에서 나오는 우리 결혼했어요처럼 부부가 되어 살아가며 부딪히는 부부간의 갈등과 자식교육의 문제 예를 들어 사립학교에 보낼꺼냐? 공립학교에 보낼꺼냐? - 노후는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등에 대하여...토론하고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대학교 4년간 많은 학점을 이수하였지만 어쩌면 가장 실용적이었던 배움이었던 것 같다.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질문하시길 노후는 어떻게 보낼 생각이냐?

회사생활 열심히 하고 정년퇴직하여 아파트 경비원을 할꺼라고 나는 대답했다.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경비원의 분신 자살 뉴스를 접하며 압구정동의 상징성, ‘압구정동과 경비원의 대비, ‘분신 자살이라는 자극성과 내가 가졌던 생각에 대한 허망함으로 아파트 경비원의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자 한다.

 

어릴 적 내가 생각한 경비원은 그 아파트 주민과 함께 생활하는 커뮤니티의 일원이었는데 지금은 용역업체에서 인력을 보내어 관리하는게 대부분일 것이다. 관리사무소에 사람이 많지 않기때문에 경비원의 인사 노무관리가 힘들기때문에 용역업체에 넘길 수도 있고, 또한 입주민들의 관리비 절감요구에 궁여지책으로 용역업체에 관리를 의뢰할 수도 있다. 이들은 2년 이상 한 아파트에서 근무하지 못하고, 또한 감시 단속적인 업무로 분류되어 최저시급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최저시급에 맞추도록 연차별로 단계적 상향조정하고 있긴 하지만, 인건비가 상향조정되는만큼 관리비의 증가로 입주민들은 오히려 경비의 수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이들의 업무는 단지 경비가 아닌 택배수령, 쓰레기 및 음식물 분리수거, 주차관리, 전지작업, 제설작업등 정말 쉴 새 없이 바쁘시게 움직이고 있다.

 

작금에 유행하는 갑을관계로 보면 분명 경비원은 을이고, 사실은 을도 안된다. 용역업체를 끼고 하다보면 갑을병정...이 있다면 정쯤 될 것 같다. (입주민-관리사무소-용역업체-경비원)

입주민의 입장에서 물론 자기가 낸 관리비로 경비원의 임금을 주는 것은 맞지만, 그 분들이 아파트 단지내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입주민들은 그 분들에게 오히려 과도한 업무를 묵묵히 행하여주시는데 대해 감사해하여야 할 것이다. 나의 재산을 보호해주고, 나의 자식들이 맘놓고 놀이터에서 뛰어놀 수 있게 해주고, 나의 부모님이 맘편히 거닐 수 있는 아파트를 위해 노력하여 주시는 분인데 관리비 좀 더 납부하는게 문제일까??

 

 

당신들의 남편, 아빠가 밤늦게 야근하고 들어오면 야근수당은 주냐? 왜이렇게 부려먹냐 불평불만하면서....

 

경비원분들 야근수당은 제대로 받으시는지? 근무시간을 넘어 잔업은 하지 않는지? 입주민의 무리한 요구는 없는지? 등등에 대하여 걱정해 본적 있는지....우리 먼저 반성해봐야 할 일이다.

 

 

 

 

아파트 관리인 직접고용전환(용역업체 수수료까지도 직접인건비로 전환)하고, 최저임금이 근래의미가 바뀌어 이만큼만 주면 된다는 최고급여 수준을 의미하는데 최저임금과 무관하게 급여를 현실화하고 근로조건 개선하여 경비원 스스로가 자부심을 가지고 아파트 경비를 위해 입사대기자가 줄설 수 있도록 부녀회나 관리사무소가 나서주길 바라는 건 아직 이른 욕심일지도....

 

 

 

 

단지 한 경비원의 분신으로 문제가 밖으로 들추어진거다. 경비원이 문제가 아니라 아파트 주민이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 시스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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