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에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최영미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 中 선운사에서 1994년 대학교 입학해서 구입하여 읽은 최영미 시집 서른,잔치는 끝났다에서 첫 시다. 시집의 제목은 서른, 잔치는 끝났다가 좀더 흥미를 불러일으킬만 하여 시집의 제목은 그럴지라도 이 시집의 최고의 시는 '선운사에서'라고 생각했고, 입안에서 항상 맴돌았던 기억이 있다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지는 건 잠깐이더군 많은 시간동안 이 말을 곱씹으며, 20대를 다 보낸 듯 하다..